[일상] 소소한기쁨

천리포 수목원에 가다.

아타카_attacca 2022. 6. 10.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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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천리포 수목원에 들렸다. 지나가는 길에 들리기엔 너무 과분했던, 난생 처음보는 자연을 담은 수목원. 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은 처음 본 것 같다.

수련 호수와 천리포 수목원


천리포 수목원은 한국 최초의 사립 수목원으로서 설립자 민병갈 박사께서 6.25 전쟁 후에 사재를 들여 매입한 천리로 해안 토지에 16,0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식물을 심고 일평생 관리하셨다고 한다. 특히 수목원의 비전 중에 정원 문화 보급및 확산에 많은 사명감을 가지고 있으며 식물자원의 특성화 연구와 한국 토종 식물의 보전과 종다양성 노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미국 펜실베이나주에서 출생한 민병갈(Carl Ferris Miller) 설립자는 식물 전문가도 아니셨다. 오로지 식물에 대한 열정과 노력, 헌신으로 살아있는 생명은 다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자연을 그대로 담은 듯한 이 수목원을 설립하셨다. 특히 완도호랑가시나무는 민병갈원장님이 발견한 종이라고 한다.

수련 호수와 자연친화적인 정원


설립자 민병갈의 자연사랑 철학과 친자연주의를 계승하여 나무의 수형이 아름답지 않다고 하여 함부로 베어내지 않으며, 길을 만들어야 할때도 최대한 나무를 베지 않고 길을 만든다고 한다. 나무가 주인 행세를 하지않기에 나무가 행복하고, 나무가 행복하기에 더불어 인간이 행복한 곳. 이곳 천리포 수목원의 마음이다. ( 홈페이지 소개 내용 중 발췌)

긴잎 낙우송 아래 종유석같은 기근들.


긴잎 낙우송( 새의 깃털과 같은 잎이 떨어지는 소나무) 아래 뽀족하게 솟아오른 모양새는 물이 많은 습지에서 숨을 쉬기위해 만들어지는 뿌리로서 기근이라고 한다.



수련이 가득한 호수 주변엔 수선화가 피어있고 옹기종기 빼꼼히 내민 기근들은 그리스 신화 이야기속 나르키소스(수선화의 속명 나르시서스)를 사랑한 요정같다. 나르키소스를 사랑한 요정은 사랑을 거절당하자 나르키소스에게도 자기가 겪은 사랑의 절망감을 똑같이 느끼게 해달라 빌었고 그 소원을 아프로디테가 들어주었다. 나르키소스는 물가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사랑에 빠져 이루지 못하는 사랑에 괴로워하다 결국 물에 빠져 목숨을 잃고 말았다. 요정과 신들은 그를 그리워하며 아름다운 수선화로 만들었다고 한다.

신화 속 한 장면같은 신비했던 장소


만리포 해변에서 차로 4분, 아침 산책으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곳에 감사한 마음까지 드는 천리포 수목원. 규모가 상당하여 해안 쪽 정원은 가보지 못해 아쉬웠다. 이번 꽃보다 할매 원정대(+6세아동)으로는 무리가 있어서 1/3정도만 둘러본것 같다.

수련, 꽃말 청순한 마음

수목원 내에 가든 스테이도 가능하다고 하니, 꼭 사계절의 정원을 모두 담고 싶다. 돌아가시고도 한국에 기증하신 이 수목원을 귀하게 여기고 민병갈 박사님의 마음을 따르며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 생각했다.

“엄마, 우리도 이런 정원 가꾸며 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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