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포에 여행을 오게 되었다. 6살난 딸과 올해 칠순이신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나의 큰이모를 모시고. 멤버 구성이 꽃보다 할매이다. 짐꾼이 조금더 늙었다고 해야할까?(feat. 아빠) 😆
뜬금없는 날짜에 뜬끔없는 멤버로 일상을 싹둑 끊어내고 출발하게된 이유가 있긴하다. 큰이모의 중병과 엄마의 칠순이다. 동기는 ”내 언니의 길지않은 남은 시간 중에 우리 어릴적 매해 여름마다 보냈던 만리포에서 함께 보내고 싶다. 이 소원을 나의 칠순잔치로 썼음 좋겠다. “ 였다.
이모의 컨디션이 좋을때가 무조건 적기이에 반프리랜서인 내가 총대메고, 엄마가 가니 엄마껌딱지는 쿨하게 유치원째기! 까짓 일상, 다녀와서 벌지 뭐~!! 그렇게 우리 꽃할매 팀은 떠났다.

쉬셔야 할때 쉬어야하는 이모와 6살아이육아와는 분리하기위해 방은 두개로 나누고 만리호 호텔에 자리를 잡았다. 당시 고등학생이셨던 엄마는 부모님따라 한번 내려오면 한달을 이 만리포 호텔에서 지냈고 부모님의 지인이나 언니오빠의 친구들이 한달동안 들락날락 했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의 기억과 이모의 기억은 조금 다르지만 두 분이 동시에 말씀하신건. “여기야! 이자리였어!”

여기어때나 쿠팡이나 숙박사이트를 보면 시설에 대한 감점이 다수 있었고, 기나긴 세월만큼 요즘의 가족단위 관광객이나 젊은 취향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스토리가 있었고, 5성급 호텔 버금가는 (인적)쾌적함과 오션뷰, 프라이빗 수영장, 바다로 이어지는 안전하고 짧은 경로, 그리고 정원!! 모든게 완벽했다.

도착한날 짐만 풀고 해변으로 나왔다. 나도 서해쪽에 살지만 긴 모래사장 끝의 낙조는 너무 아름다웠다.
다음날 아침, 깨방정 따님과 정원에서 놀기!


정원 소나무아래 피어있는 송엽국. 뜻을 찾아보니 “ 소나무 잎과 같은 잎이 달리는 국화”라는 뜻이라 한다. 주인되시는 분이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모르지만 이런 찰떡, 감동이다.😭

황금같은 연휴가 지나고 모두 떠나간 만리포에 우리만 남은듯 했다. 난 조용한 해변에서 맘껏 뛰며 열심히 놀아주는 동안 엄마와 이모는 솔나무 아래 자리잡은 메인본진에서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누셨다.

고담백, 고칼로리를 외치며, 이틀 연속 육해공 바베큐 가든 파티를 열고 흥겹게 먹고 마셨다~! 세상 모든 아픔은 혼자 짊어진 냥님. 불쌍한 연기에 속아서 고기를 줬더니 또 탄 부분은 안드심. =_= 연기 장인👍
우울한 이야기, 슬픈이야기 오늘만은 모두 접고, 지금 재밋고, 지금 신나고, 지금 행복한 것들로 가득했던 만리포이다. 우리 가족만 다시 와서 “ 매해 여름 우리 가족이 지냈던 만리포”의 추억을 우리딸에게도 만들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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