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사

부수음악,멘델스존 '한여름밤의 꿈'

아타카_attacca 2022. 6. 26. 01:44
반응형

지난 하이든의 고별 교향곡을 찾아낸 멘델스존에 이어 멘델스존이 작곡한 아주 특별한 형식의 클래식 음악이 있어 한번 소개해 보려 한다. 이 곡을 소개하기 이전에 19세기에 유행했던 음악 형식 중 하나인 부수음악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보자면 19세기에는 독립적인 연주회용 서곡이 증가하였는데 이러한 현상은 작곡가들이 연극 공연을 반주하거나 연극에 수반되는 음악(incidental music)을 작곡하도록 권장하였다.

 

그리그의 페그귄트 모음곡을 공연하는 유럽의 홀 / 사진출처 Flickr

부수음악 (incidental music)

 극을 사용할 때 반주용으로 사용하던 음악을 말한다. 노래와 무용을 위한 음악, 극의 처음과 끝에 나오는 음악 그리고 멜로드라마처럼 서스펜스 상황에서 배우의 등장과 그 배경을 위한 음악이 여기에 속한다. 주로 막과 막 사이나, 무도회 장면 또는 실내 장면들에 등장하며 어떤 장면을 보다 사실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상황에서 주로 쓰인다. 오늘날의 음악회에서 부수음악은 주로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으로 연주된다. 셰익스피어와 드라이든 및 그 밖의 극작가들은 이 부수음악을 사용했다. 19세기의 독일에서는 귀족의 저택에서 관현악단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극에서 음악을 많이 사용했다. 

 

꼭 들어보셨으면 하는 그리그의 페르귄트 서곡 / 사진출처 flickr

 

부대음악이라고도 하는 이 형식은 보통 기악곡이지만 성악곡이 수반되는 경우도 있다. 영화음악도 일종의 부수음악이나 약간 성격이 다르다. 또 엄밀하게는 전주곡이나 간주곡도 여기 포함되지 않는다. 연극의 부수음악은 그리스의 비극, 중세의 전례극에서도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그의 희곡에 자주 부수음악을 요구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모음곡 형태의 부수 음악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에는 비제(Georges Bizet 1838-75)가 알퐁소 도데(Daudet)의 연극 [아를르의 여인]에 붙인 음악과 그리그가 작곡한 입센의 연극 [페르 귄트]가 있다. 그러나 실제 연극과는 상관없는 독립적인 모음곡들도 있다. 때때로 작곡가들은 하나의 연극에 서곡과 부수음악을 다 작곡한 경우도 있다. 베토벤은 괴테의 [에그몬트]에 두 가지를 모두 작곡했으나 오늘날에는 단지 서곡만이 인기를 끌 뿐이다. 부수음악에 서곡이 딸린 가장 유명한 예로는 단연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을 꼽을 수 있다.

 

멋쟁이 멘델스존 / 사진출처 flickr

멘델스존 (Felix Mendelssohn 1807~47)

 멘델스존은 부유하고 교양 있는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다른 많은 작곡가들이나 예술가들에 비해 상당히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였다. 그의 할아버지는 저명한 유대인 철학자였으며 그의 아버지는 은행가였다. 펠릭스(멘델스존)와 그의 누나는 19세기 독일이 주는 모든 문화 사회적 가능성을 충분히 누릴 수 있었다.(독일 고전을 읽거나 괴테와 다른 방문가들을 방문하였으며 유럽 전역을 여행할 수 있었다.) 그는 매력적인 외모와 사교적인 성향을 가짐으로써 가난과 역경 속에서 고투하던 낭만주의 세대들에게는 일종의 영웅으로 부각될 수도 있었다. 예술가로서 멘델스존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재다능했다. 그는 유명한 지휘자요 행정가였다. 사실상, 그는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재발굴하여 공연함으로써 초창기에 명성을 날리게 되었다. 또한 그는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오르가니스트며 비평가였으며 여러 젊은 작곡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뒷받침해 주었다. 

 

한여름밤의 꿈 모음곡에는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결혼행진곡이 있다. / 사진출처 flickr

  그의 낭만적인 영향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 한여름밤의 꿈]을 위하여 쓴 서곡이나 부수음악에서 명백하게 나타난다. 이 서곡은 1826년 당시 베를린 대학에 재학 중이던 멘델스존이 17세에 쓴 곡이며, 나머지 12곡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공연을 기획하던 프러시아 왕의 요청에 따라 34세 때 작곡하였다. 총 13곡 중에서 세 개의 곡(스케르초, 야상곡 그리고 결혼행진곡)만이 개별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서곡과 함께 이 가장 유명한 세곡들은 때땔로 하나의 모음곡처럼 음악회에서 연주되기도 하며 어떤 연주에서는 간주곡과 피날레가 포함되기도 한다. 연극과 함께 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공연되는 경우에도 청중들은 멘델스존의 음악을 통하여 이 불후의 희극이 가진 아름다움과 매력을 대부분 다 포착할 수 있다. 

 

한여름 밤의 꿈을 그린 작품  / 사진출처 flickr

한 여름밤의 꿈 (A midsummer Night's Dream)

 세익스피어의 대표적인 낭만 희극으로 연인들의 사랑의 마찰과 갈등이 초자연적인 힘을 빌어 해결되는 꿈같은 이야기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가장 환상적이고 몽환적이며 작가의 상상력이 가장 잘 발휘된 작품이다.  작품 속에서 유령, 마녀, 요정 같은 초현실적인 존재를 많이 등장시키는 셰익스피어는 시적 상상력이 대단한 작가로 정평이 나있다. 그중에서도 요정들의 마법의 숲을 생생하게 표사한 이극은 그의 시적 상상력이 응집된 작품이다. 셰익스피어는 중세 로맨스, 중세 서사시, 고전 신화 등에서 빌려온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사랑의 고난과 맹목적인 사랑이라는 주제를 아름답게 그려 냈다.

 

한 여름밤의 꿈 내용의 삽화 1874년 뉴욕 / 사진출처 flickr

 이 극의 배경은 밤과 낮의 대비에 따라 환상과 현실의 세계, 요정과 인간의 세계, 아테네와 숲의 세계로 양분되어 있다. 이곳에서 요정, 아테네 귀족, 아테네의 장인들이 환상과 현실의 공간을 넘나들며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를 펼친다. 요정들의 환상적인 세계를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고 요정들의 노래와 춤, 마법 등 낭만적이고 몽환적인 내용으로 가득 찬 이 극에서 셰익스피어는 요정 세계와 인간 세계를 긴밀한 상호관계 속에서 엮어내었다.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 피아노 듀오 악보 / 사진출처 flickr

 다시 음악으로 돌아와서 한 여름밤의 꿈 오케스트라 버전을 두대의 피아노로 편곡한 버전으로 많은 피아니스트분들께서 연주를 하였는데 2020년 평창 대관령 음악제에서 당시 예술감독이었던 손열음 씨와 16세의 임윤찬군이 듀오 무대를 가졌다. 손열음 씨는 2009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하였고 이어 임윤찬군이 올해 22년 반 클레이번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여 이 둘이 함께 연주하는 공연이 더욱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다.  Take off, '도약'이라는 타이틀의 이 무대는 멘델스존의 '한 여름밤의 꿈' 가운데 '야상곡'과 '스케르초'를 잇달아 연주하며 섬세한 호흡과 멋진 앙상블을 보여준다.

 

관련 유튜브 영상 캡처 / 사진출처 youtube

*저와 관련이 없는 유튜브의 링크를 가져오는 것이 허용되는지 모르겠습니다.. 😶‍🌫️  오늘은 환상적인 한 여름밤의 꿈을 상상하며..평안한 밤 되세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