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낭만주의, 쇼팽의 야생곡

오늘 제가 있는 곳은 매우 덥고 습한 날씨에 툭 건드리면 후드득 비를 쏟아 낼 것 같은 울음이 가득한 구름이 덮여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 쇼팽의 피아노 곡이 참 잘 맞는데.. ㅎㅎ 😊
혹시 이 글을 시간 내어 읽어주시는 분들의 시간과 장소, 그럴싸한 분위기가 잘 맞아서 전해드리는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힐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사진 출처 / flickr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의 방향

19세기에 오면 피아노 음악은 대가적 연주를 위한 화려하고 극적이며 서정적인 음악을 선보였다. 18세기의 작곡가들은 피아노 독주곡으로 소나타를 작곡하였으나 낭만주의 작곡가들은 소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야상곡, 연습곡, 즉흥곡, 발라드 및 다양한 춤 곡류의 곡들은 어느 한순간의 정념이나 분위기를 포착하기에 적절한 매체였다.

낭만주의 작곡가들은 그 전 시대의 작고가들처럼 작품을 단순히 조성만을 가지고 구별하기보다는 서술적인 제목이나 표제적으로 연관되는 내용을 택하기를 좋아했다.

사진출처 / flickr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피아노 음악

낭만주의의 이러한 변화는 고전 - 낭만 시대에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되었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피아노 작품은 주로 소나타로서 [소나타 다단조]와 같이 그 조성만 지칭되었다. 그러나 베토벤의 소나타는 때때로 <비창>, <열정>, <고별> 등의 부제가 붙었으며 베토벤은 <바가텔레 bagatelles, 보잘것없는 작은 곡이라는 뜻>라는 소품류를 작곡하기도 했다. 슈베르트 역시 소나타와 소품류, 예컨대 즉흥곡, [음악의 순간] (Moments Musicaux), 왈츠 등을 작곡하였다. 따라서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피아노 음악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피아노 음악 양식을 연결시켜 주는 다리 역할을 하면서 19세기에 전개될 여러 발전적 면모를 예시했다.

사진출처 / flickr

쇼팽 F. Chopin 1810-1849

그 어느 작곡가들보다도 쇼팽은 피아노를 낭만주의의 가장 대표적인 악기로 부각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다. 그는 [첼로 소나타] 작품 65를 제외하고는 전적으로 피아노를 위한 음악만을 썼으며 피아노의 표면적인 가능성을 최대한 개발한 작곡가였다. 대부분의 쇼팽 곡들은 분명한 형식적 윤곽을 지니면서도 내성적인 성격과 즉흥연주의 분위기를 암시하고 있다.

레가토와 루바토 주법

쇼팽은 피아노를 노래하는 악기로 다루었다. 그의 선율들은 대개 부드럽게 연결되는 레가토 양식으로 특정 지워질 수 있는데 이는 피아노에서 음을 지속시키는 페달이 발달하고부터 그 노래하는 듯한 효과가 더욱더 용이해졌다. 그는 페달과 레카도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은 물로 <루바토>도 빈번히 사용하였는데 루바토란 표현적인 목적을 위하여 반주의 리금은 엄격하게 지키는 반면 선율의 리듬에서 약간의 융통성을 허용하는 미묘한 기법을 말한다. 이러한 기법으로 피아니스트는 어떤 음, 예컨대 한 악구의 절정이나 최상음은 여유를 가지고 길게 부각하는 한편 여기서 잃은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다른 음들은 보다 빠르게 휘몰아치듯 처리하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사진출처 / flickr

야상곡 Nocturne / 녹턴

쇼팽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에는 밤과 관련된 곡인 야상곡 Nocturne을 들 수 있다. 19세기의 피아노 성격 소품들 중에서 초기의 곡에 속하는 야상곡은 아일랜드의 피아니스트 작곡가였던 존 필드 (John Field 1728-1837)가 처음으로 작곡하기 시작한 유형이다. 근본적으로 이 곡은 분위기를 나타내는 음악으로 예술가의 주관적인 느낌-환상, 초조함, 감상적인 기분 등 밤과 관련된 모든 감정들이 표출된다.

쇼팽의 야상곡의 대부분은 길고 서정적인 선율과 그 선율을 받쳐주는 화음이나 아르페지오 반주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관심의 초점은 성악적 포르타멘토(높이가 다른 음을 아주 부드럽게 연결하는 창법)에서 들여온 많은 장식음을 가진 우아한 선율선이다. 야상곡은 쇼팽의 필요에 가장 잘 부합하는 장르였다.

사진출처 / flickr

쇼팽이 39세에 폐결핵으로 사망하였을 때 그는 낭만적 예술가들 중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 중의 하나였다. 그의 거의 모든 작품들은 오늘날에도 정기적으로 연주되며 피아니스트들의 고정 레퍼토리가 되었다. 쇼팽과 여러 해 동안 함께 살던 여류작가 죠르즈 샹드는 쇼팽의 재능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그 어느 음악의 천재도 쇼팽만큼 깊은 시적 감정으로 충만하였던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의 손아래에서 피아노는 불명의 열망을 노래하였다. 반 장도 채 못 되는 짧은 곡에서도 가장 숭고한 기가 충분히 함축될 수 있었다.

---

긴 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오늘은 두 곡을 준비해 봤어요. 시간 들여 읽어주신 만큼 조금이나마 힐링되는 음악이 되길 바라봅니다.

첫 번째 곡은 쇼팽 야상곡 2번입니다. 귀에 많이 익숙하실 거예요. 😊

Chopin - Nocturne op.9 No.2 / 출처 유튜브

다른 하나는 혹시 영화 피아니스트를 보신 분이 계실까요? 폴란드 유대계 피아니스트인 스필이 도피생활 중에 독일군 장교에서 발각되어 마지막일도 모르는 연주를 하게 되는 장면인데 그 곡이 쇼팽 발라드 중 하나랍니다.

Chopin Ballade in G Minor Scene- The Pianist / 출처 유튜브